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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LA, 그리고 33년 전 루프탑 코리안(rooftop korean)

saymoney1 2025. 6. 9. 23:18

시위대들이 멕시코 국기와 피켓을 들고 있다. 피켓에는 "난 LA에서 태어나고 자랐어. 날 추방하겠다고? 어디로 추방하겠다는거야? 후드(Hood, slum)로 다시 보내겠다는거야?"라고 적혀있다.

 

2025년 6월, LA가 또다시 들끓고 있습니다.
이번엔 불법 이민자 추방 반대 시위가 발단이었습니다.
처음엔 평화적으로 시작됐지만, 곧 폭죽, 화염병, 도로 점거, 약탈과 방화까지 이어지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동의 없이 주방위군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이에 대해 LA 시장과 주지사는 "자국민을 상대로 군을 보내는 건 정신 나간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주 정부는 연방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 소송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이 와중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떠오르고 있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루프탑 코리안, 다시 소환되다

 

LA내의 한인들은 주방위군에게 보호받지 못했고, 이들은 직접 총을 들었다.

 

1992년, LA는 이미 한 차례 대규모 폭동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흑인 로드니 킹이 백인 경찰에게 집단 구타당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는 급속도로 번졌고, 경찰력은 사실상 무력화되었습니다.
그때 LA 한인타운은 방치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들을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인들은 직접 옥상에 올라가 총을 들고 가게를 지켰습니다.
이른바, 루프탑 코리안.

당시의 사진들은 2020년대 들어 밈처럼 재생산됐고,

특히 총기소지권을 주장하는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루프탑 코리안을 일종의 '자경의 아이콘'처럼 떠받들고 있죠.


"국가는 널 지켜주지 않는다. 너 자신만이 너를 지킬 수 있다."

 

2025년의 시위, 1992년의 기억

 

이번 2025년 LA 시위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이번에는 불법 이민자 추방 반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 시민 vs 공권력이라는 더 복잡한 구도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분노,

"내 가게, 내 이웃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감정은 묘하게 1992년과 겹쳐 보입니다.

게다가 이번 시위에서도 일부 시민들은 다시 무장한 자경단을 꾸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루프탑 코리안의 짤방과 이야기는 다시 인터넷 커뮤니티를 떠돌고 있습니다.

UFC선수이자 공화당 지지자인 '션 스트릭랜드(Sean Thomas Strickland)가 올린 인스타 스토리. "모두가 폭동을 일으키다가, 지붕이 한국어로 말하기 시작하면 조용해진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국가가 무능하거나 외면할 때, 시민의 무장 자경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 2025년 LA의 혼란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 1992년 루프탑 코리안은 영웅일까요, 혹은 시스템의 비극일까요?

지금 이 시위는 과거를 다시 꺼내보게 합니다.
1992년과 2025년 사이, 우리는 정말 달라진 걸까요?